Friday, May 21, 2010

[이진주 기자의 스타일 발전소] 럭셔리 스포티즘

더 도도하게, 더 섹시하게, 더 발랄하게 … 스포츠 웨어에 α를 더하다

스포츠 룩이 대유행이다. 천하의 에르메스까지 버킨백에 테니스 라켓을 넣고 잔디밭 위를 누비는 쇼를 선보일 정도다. 그러나 유행이랍시고 트레이닝복에 운동화만 고집하다간 ‘건어물녀’로 찍히기 딱 좋다. 청바지에 트레이닝 점퍼를 걸치더라도 멋져 보여야 진짜 ‘선수’다. 동네 마트만이 아니라 학교에도 직장에도 입고 다닐 수 있는 스포츠 룩, 서울 청담동 한복판에서도 부끄럽지 않은 럭셔리 스포티즘(스포츠 룩을 일상복으로 소화하는 패션 경향)을 제안한다.

진주 생각
“스포츠 룩도 우아하게 소화해야 진정한 스타일 위너
시폰·오간자와 골드·진주 액세서리의 매치에 답이 있다”


스포츠룩과 시스루룩이 만나면? 럭셔리 스포티즘이된다. 오간자(결이 고운 망사) 같은 이질적인 소재와 액세서리가 변신 포인트다.


발맹을 위시한, 과장된 어깨와 실루엣이 휘몰아친 뒤 패션계에는 단순하고 편안한 스타일이 돌아왔다. 짜디짠 새우깡을 먹은 뒤에는 달달한 초콜릿이 당기고, 마초에게 시달린 다음에는 스위트가이에게 사랑받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 패션월드라고 해서 이 당연한 법칙이 예외일 리 없다.

더구나 올해는 2월 밴쿠버 겨울올림픽을 시작으로 6월 남아공 월드컵,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까지 스포츠계의 메가 이벤트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에르메스가 들고 나온 테니스 외에도 럭비와 축구, 야구(알렉산더 왕), 캠핑(디스퀘어드2), 스카이다이빙과 스쿠버다이빙(구찌) 등 다양한 스포츠·레저 패션이 ‘짐 시크(Gym Chic) 룩’ 등의 이름으로 런웨이를 수놓은 것도 어쩌면 그 때문이다.

이렇게 찾아온 스포티즘의 부활 앞에, 분홍색 트레이닝복 세트만 덜렁 꺼내 입는 건 ‘스타일 루저’를 자처하는 일. ‘나 운동복이야’ ‘지금 막 요가하고 왔어요’. 동네방네 광고하는 차림으로는 스포티즘 패션을 진정으로 체화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젊고 발랄해 보이는 건 트레이닝복의 태생적인 속성이지만, 여기에 ‘한 끗’을 더해야 한다.

올해의 스포츠 룩 중 가장 눈길을 끈 건 ‘치티치티 뱅뱅’의 이효리다. 그녀는 서른 살을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귀엽고 섹시하며 쿨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제레미 스캇의 손을 빌려 남다른 스타일링을 선보인 덕분이다. 하얀 별과 아디다스 고유의 세 줄 무늬가 새겨진 파란 트레이닝복에 은색 킬힐과 표범무늬 털조끼를 매치하는 식이다. 하지만 여전히 한계는 남는다. 그런 차림으로 길거리에 나설 순 없기 때문이다.

일상 생활의 스포티즘에선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포츠 요소로만 구성해선 곤란하다. 회사 차원의 공식적인 ‘붉은악마’ 응원날이 아니라면, 번쩍번쩍하고 알록달록한 색상도 사무실에서 환영받기 어렵다. 흰색·회색·검은색·보라색 같은 차분한 색깔로도 스포티즘이 목표로 하는 건강미를 충분히 구현할 수 있다. 문제는 레이어링과 포인트 액세서리다.


1 풀스커트에 흰색 피케셔츠를 받쳐 입었다. 핫 트렌드인 ‘브레이드 헤어(땋은 머리)’는 머리 양을 서로 다르게 갈라쥐고 얼기설기 땋아내리는 것이 포인트. 2 함께 매치한 복싱화에는 란제리룩의 요소를 반영했다. 피부 톤과 비슷한 노란색 바탕에 검은 레이스가 섹시해 보인다. 3 요가할 때 입는 저지 탱크톱에 발레리나 같은 미니 샤스커트를 매치했다. 연미복 디자인에 밀리터리 요소를 가미한 후드 베스트를 덧입어 부끄러움을 덜어냈다. 4 톱의 포인트 칼라인 살구색 웨지힐을 신었다.
모델 김은미·조가은(에스팀) 촬영협조 리복·아디다스 오리지널스 by 제레미스캇·라코스테·랄프로렌 블루라벨·숲·온앤온(의상·운동화), 카르텔 by 롯데 힐앤토트·바나나 리퍼블릭·아가타(액세서리) 소품 상패몰·글라소비타민워터

저지나 스웨트(땀복) 소재의 전형적인 스포츠 웨어를 메인 아이템으로 선택했다면, 시폰이나 오간자(시스루 룩이나 웨딩드레스에 사용되는 결이 고운 망사) 등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소재와 의외의 디자인을 섞어준다. 저지 톱에 샤 스커트, 피케 셔츠에 풀 스커트를 입는 것이 한 예다. 점프수트처럼 위·아래가 붙은 옷이라면 정장 느낌이 나는 블레이저 재킷으로 변화를 준다. 드레시한 가운이나 경쾌한 조끼도 의외로 잘 어울린다.

양말이나 운동화에 살구색·분홍색·노란색·초록색 같은 포인트 컬러를 쓰면 생동감을 줄 수 있다. 요즘엔 운동화는 물론 조리나 플랫슈즈 같은 여성스런 신발에도 니삭스(무릎 길이 양말)를 매치하는 것이 트렌드니 참고하라. 굵은 진주와 골드 액세서리는 스포츠 룩에서도 요긴하게 쓰인다. 공들여 차려 입은 것 같지 않으면서도 럭셔리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힐은, 모든 스타일 지옥에서 우리를 구원한다.

글=JoongAng이진주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2010.05.12

Tuesday, May 11, 2010

Korian Design Project ③Hongik University Graduate ②Hansung University Students ①SADI Students

코리안 디자인 프로젝트 ③ 홍익대학교 대학원생들이 재발견한 ‘전통색’ 2010.05.11
항아리 목걸이, 족두리 뱅글 … 오방색을 신명나게 변주하다

우리에겐 전통의 색이 있다. 청·적·황·백·흑이라는 오방색(五方色)이다. 각각의 색엔 복을 기원하고 나쁜 기운을 몰아내는 뜻이 숨어 있다. 그래서 지금도 돌이나 명절엔 꼬마들에게 색동저고리를 입히고, 잔칫상 국수에 오색 고명이 올라간다. 단지 예뻐서가 아닌 상징의 기호인 것이다.



그런데 지난 두 번의 디자인 프로젝트에서는 이런 의미가 부각되지 못했다. 색을 입히는 곳에선 어김없이 ‘오방색 카드’가 나왔지만 소재나 형태에 묻혔다. 하지만 이쯤에서 짚어줘야 했다. 한국적 정체성은 형태·무늬만이 아닌 색으로도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오방색이 ‘컬러풀 원더풀’을 외치는 요즘엔 어떻게 발전해야 할지, 본래의 의미가 어떻게 변용될 수 있을지, 색동저고리와 오색 고명의 다음은 무엇이 될지 궁금증도 늘어났다. 그래서 이달 주제로 오방색을 던졌다. 홍익대 금속조형디자인과 대학원생들이 나섰다. 답은 기발했다. 그들은 중간색을 응용해 썼고, 오방색으로 또 다른 ‘색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최신 트렌드에 컬러를 녹여 내기도 했다. 항아리 모양 부적과 족두리 장식 뱅글 등이 그렇게 탄생했다. 신 전통의 첫발이었다.

글=중잉일보 이도은 기자  / 사진=김상선 기자



평안을 기원하는 항아리 목걸이 김도아(27)

5개 항아리가 연달아 달린 목걸이다. 오방색과는 연관이 없어 보이지만 적색의 의미가 모티프가 됐다. 적색은 예부터 악귀를 쫓는 수호(부적)의 뜻. 예부터 붉은 빛의 황토가 자주 쓰인 이유였다. 또 과거엔 ‘장맛을 보면 그 집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 알 수 있다’는 말이 있었다. 그만큼 장은 한 가정을 대표했고 보관하는 항아리도 소중하게 여겨졌다. 이 두 가지를 접목시켜 항아리 목걸이를 만들었다. ‘가정의 평안’을 기원하는 의미다. 소재는 황토처럼 서민적인 은을 이용했다.



슬픔 묻어나는 흰색 고깔 한영희(27)

승무 때 쓰는 고깔에 7개의 가면을 부조처럼 붙였다. 언뜻 보면 입체감 있고 화려한 모자지만 슬픔을 표현하는 액세서리다. 일단 흰색 자체가 애잔하다. 스스로를 드러내지 못하는 공허함이 느껴진다. 가면도 마찬가지다. 웃음과 울음을 모두 감추려는 도구다. 과거 철저한 신분 사회에서 서민들은 그 뒤에 억압된 감정을 숨겨야 했다. 작품은 이런 보통 사람들에 대한 연민에서 출발했다. 고깔은 일부러 차갑고 딱딱한 금속을 쓰지 않았다. 처연하고 힘 없는 느낌을 살리려 천과 가죽을 택했다.


뱅글과 만난 다섯 빛깔 김하리(29)

요즘 유행하는 뱅글과 오방색이 만났다. 동서양 문화가 섞이는 요즘 패션계에 어울리는 시도였다. 디테일은 전통에서 찾았다. 고려시대 이후 대표적 장신구인 족두리를 가져왔다. 족두리 맨 위에는 항상 오방색 장식이 있다는 것에 착안했다. 족두리를 위에서 본 사각 모양으로 만들어 뱅글에 붙였다. 가운데엔 알록달록한 준보석을 넣어 팝아트 같은 경쾌함도 살렸다. 은 뱅글에 진주·비취·마노·호박 등 전통적 준보석류를 고루 사용했다. 오밀조밀한 장식과 큼지막한 뱅글이 전체적인 구조를 잡아줬다.


마음까지 파래지는 목걸이 유정은(26)

오방색 중 청색에 주목했다. 여름철 가장 어울리는 색깔이기도 하지만 파란색이 뜻하는 ‘액막이’의 상징을 살리고 싶었다. 꾸미는 장식이면서도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소품이 된다. 미신적인 컨셉트와 달리 디자인은 최대한 현대적으로 보이려 했다. 인조가죽으로 휘날리는 나뭇잎 모양을 만들고 목걸이틀은 나뭇가지처럼 가는 와이어를 겹쳤다. 자연주의가 대세인 올봄 트렌드를 따른 것이다. 나뭇잎 하나 하나는 똑딱이 버튼으로 붙여 모양을 바꿀 수 있게 했다. 목걸이틀은 청색이 가장 강렬해보일 수 있도록 검정을 골랐다.

노을 질 때 느낌 그대로 조문숙(30)

오방색도 결국은 자연이 출발점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그리고 단순히 다섯 가지가 아닌 중간색(오간색)을 쓰면서 더 풍부해졌다. 노을이 지는 풍경은 그런 오방색과 가장 닮은 현상이었다. 명명할 수 없는 많은 색깔이 섞여 있어 오묘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또 순간적으로 달라지는 색감도 인공적으로 만들 수 없는 것이다. 이런 특징들을 살리기 위해 금속 대신 유리를 택했다. 빛의 강도·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컬러 변화를 최대한 살리려는 것이었다. 단 금속 작업 때 흔히 쓰는 ‘유화 가리(표면 착색)’를 했다. 색이 뜨지 않고 묵직해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해가 지기 전 어둑어둑해지는 찰나를 표현하기 좋았다.

한글로 꾸민 조각보 모양의 장식 김민지(26)

‘오방색’이라는 한글 자체를 패턴화시켰다. 알파벳만으로도 다양한 디자인이 나오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냈다. 일단 얇은 금속 표면을 화이트골드(백)·옐로골드(황), 블랙골드(흑)로 도금해 고급스럽게 보이도록 했다. 또 판을 구부려 입체적으로 보이면서 전통적인 곡선미도 살렸다. 내부는 세심하게 장식했다. 조각보 느낌의 사각 무늬를 새긴 것. 빈 칸에 청·적 등 글자를 나눠 새겨 넣었다. 여기에 액세서리니만큼 약간 화려해 보이는 포인트가 필요했다. 모조 터키석·산호·오닉스 등 보석을 박아 오방색을 한 번 더 강조했다.


가야금 케이스에 담긴 브로치 안여진(28)




오방색의 다섯 개 브로치를 만들었다. 여기에 중점을 둔 것은 ‘어울림’이다. 오방색의 바탕이 되는 오행사상의 핵심이라서다. 일부러 브로치 크기와 색의 농도를 각각 다르게 했다. 모였을 때 어느 것 하나만 도드라지지 않기 위해서다. 틀은 은을 쓰고 색을 내기 위해 염색된 모시를 덧입혔다. 모시는 예부터 옷으로도, 조각보·밥상보 등으로도 쓰인 옷감이다. 우리나라의 소박한 장식의 미를 대표하기도 한다. 여기에 브로치를 넣는 케이스도 따로 만들었다. 가야금 모양이다. 악기가 내는 전통 5음계 역시 오방색과 같은 의미가 있다는 데 착안한 것이다. 케이스는 벽에 거는 인테리어 소품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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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참여한 미래 디자이너들이 말하는 오방색

“빛깔마다 숨은 스토리 … 그걸 강렬하게 풀어내는 게 디자이너”

“한국적 액세서리라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어요. 까딱하단 싸구려 기념품처럼 보일 수 있잖아요.“

김민지(26)양은 프로젝트 내내 이 점을 고민했다. 전통을 내세우다 보면 조악해지기 일쑤라는 게 걸림돌이었다. 한영희(27)양도 마찬가지였다. 색동 같은 1차원 디자인만은 피하고 싶었다. 그렇다고 파격을 내세울 수도 없는 일. 액세서리는 옷에 비해 독특한 디자인이 환영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피나 무게에 한계도 있었다. 같은 고민을 끌어안고 7명이 세미나까지 열었다. ‘진짜 오방색이 뭔가’를 파고들었다. 컨셉트를 잡는 데만 한 달이 넘게 걸렸다.

컬러로 말한다

안여진(28)양은 “오방색의 매력은 숨어 있는 스토리”라고 말했다. 그걸 다양하게, 강렬하게 풀어내는 게 디자이너의 역할이란 것도 깨달았다. 유정은(26)양도 “색깔 하나로 내가 누구인지, 어떤 감정인지를 말해 줄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며 공감했다.


김도아(27)양은 오방색을 공부한 뒤 주변을 새롭게 보게 됐다. 서울 올림픽공원의 평화의 문이나 사극의 한복 하나에도 관심이 갔다. 김양은 “뜻을 알고 보니 전통이 지루하다는 편견 대신 전래동화를 듣는 것 같은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오방색은 글로벌하다

프로젝트를 하며 학생들이 내린 결론은 똑같았다. 오방색이야말로 가장 한국적이면서 가장 글로벌하다는 것. 조문숙(30)양은 “화가 몬드리안의 추상 컬러조차 우리가 이미 써 왔던 색깔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색이라는 게 본래 자연에서 왔기 때문에 동서양을 나눌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외국인에게도 거부감 없이 다가갈 수 있는 강점이다. 조양은 “앞으로 자연현상을 색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더 해 보고 싶다”며 “오방색만이 아닌 중간 색깔인 오간색까지 폭넓게 다뤄 볼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하리(29)양은 오방색을 트렌드와 연결시켰다. 해외 컬렉션을 파고들었다. 최근 해외 디자이너들도 에스닉하고 앤티크한 디자인을 글로벌하게 재해석하고 있다는 것에 주목했다. 김양은 이를 디딤돌 삼아 목표를 세웠다. “해외 명품에선 못 나올 파인 주얼리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우리 전통 보석도 널리 알리고요.”


코리안 디자인 프로젝트 ② 한성대학교 대학생들이 만든 조끼 2010.04.14
노끈·뱀피로 멋낸 ‘모던 배자’ 거칠어서 더 즐거운

이달 주제는 ‘조끼’였다. 겹쳐입기가 유행인 데다 간절기마다 인기 아이템이라 골랐다. 한성대학교 의생활학부(패션디자인 전공) 학생 6명이 이 과제에 도전했다. 학생들은 전통 배자를 바탕으로 한 디자인을 선보였다. 공통점은 곡선을 강조했다는 것. 한복 조끼(배자)처럼 어깨 선이나 전체적인 라인을 부드럽게 만들었다. 하지만 소재에선 다양한 변주가 나왔다. 스웨이드·뱀피 등이 등장했고 밧줄처럼 옷감이 아닌 재료에도 도전했다.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것도 두드러진 특징이었다. 올 유행인 아프리카 스타일에 속이 비치는 시스루룩까지 담아냈다. 전통과 현대의 유쾌한 만남이다.




글=이도은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1 라이더 재킷을 닮은 한복 (도중현·24)

요즘 유행하는 라이더 재킷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지퍼가 사선으로 달린 재킷 디자인이 한복의 여밈과 비슷하다는 데 착안했다. 여기에 전체적으로 아프리카 분위기를 냈다. 6월 월드컵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이미 기존 브랜드에서도 이를 반영해 다양한 아프리카 문양이 나왔기 때문에 소재로 차별화 했다. 브라운 스웨이드에 블랙 뱀피를 조화시켜 야생의 밀림 분위기를 냈다. 밋밋한 스웨이드에 광택 소재를 넣어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2 노끈으로 만든 서민풍 베스트 (김민경·22)

사극이나 풍속화에 나오는 서민의 모습이 아이디어가 됐다. 가족끼리 동료끼리 짚을 꼬면서 소일하고 수다도 떠는 장면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짚 대신 좀 더 튼튼한 밧줄을 엮어 니트로 변신시켰다. 굵은 밧줄을 얇은 가닥으로 나눠 굵기를 다르게 꼬고, 풀린 가닥은 그대로 두었다. 꼬불꼬불한 표면 덕에 옷이 입체적으로 보였다. 깃 부분에 쓰이는 밧줄은 먹을 갈아 염색했더니 색실처럼 됐다. 자연 소재는 격식·규율에 보다 자유로웠던 서민들의 이미지와 닮아 있다. 서양의 히피 느낌도 난다.


3 기와의 느낌을 옷으로 (김주연·20)

우리나라의 기와는 유순한 곡선미와 동시에 직선적인 아름다움도 지닌다. 전통과 현대의 이중성을 동시에 품은 작품 주제와 어울리는 모티프다. 기와의 형태를 살리려 와이어를 이용했다. 하지만 양쪽이 대칭 형태인 실제 기와와 달리 작품은 양쪽을 언밸런스하게 만들었다. 한 쪽만 길게 내린 사선은 한복 치마가 흩날리는 모습과 닮아 있기도 하다. 소재는 속이 비치는 노방을 사용했다. 보라색과 분홍색은 홑겹으로 쓰면 자칫 촌스러울 수 있는 색깔이지만 겹쳐지면서 우아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낸다.


4 겉과 속은 뒤집고, 앞뒤는 언밸런스 (김은혜·22)

한복은 겉옷만큼이나 속옷도 화려하다. 보이지 않는 속치마까지 무지갯빛 화려한 색깔이 등장한다. 챙겨 입을 종류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겉모습에 급급하지 않은 옷이 한복인 것이다. 작품은 그 점에서 출발했다. 겉과 안 모두 똑같은 원단을 썼다. 한데 일부러 감을 뒤집어 만들었다. 즉 겉감에는 원단 뒤쪽을 쓰고 안감에는 원단 바깥쪽을 쓴 것. 밋밋함을 피하기 위해 앞판에는 망사를 불규칙하게 덧댔다. 모양도 언밸런스다. 앞에서 보면 전통 배자 같지만 뒤에선 클래식한 조끼로 보인다.


5 최신 유행을 담았다 (신효영·26)

전통을 살리면서도 트렌드가 공존하는 옷이다. 한복의 곡선처럼 옷이 전체적으로 둥근 느낌을 준다. 또 속저고리부터 두루마기까지 여러 가지를 겹쳐 입는 한복의 특징을 살렸다. 가죽·망사·캔버스 등을 겹겹이 덧댔다. 속이 비치는 망사는 전통과 현대가 맞닿는 소재다. 한복에선 흔히 쓰이지만 올해는 ‘시스루룩’이 유행이기 때문이다. 가죽도 올해는 봄까지 찾는 이가 많았다는 데 착안해 썼다. 봉긋 올라온 어깨 부분은 ‘파워숄더’의 트렌드가 엿보인다.


6 소재로 보여준 반전 (백유나·21)

한국적인 디자인의 큰 줄기는 ‘곡선’이고 ‘부드러움’이다. 곧고 딱딱한 서양의 셔츠·재킷과 가장 대비되는 점이다. 그래서 곡선의 미가 최대한 드러나는 실루엣을 만들었다. 그에 맞춰 컬러도 편안한 느낌의 갈색을 골랐다. 하지만 소재에선 부드러움을 뒤집었다. 디자인의 위트다. 만져보면 부드럽고 신축성이 있을 것 같지만 실제 만져보면 빳빳하고 전혀 신축성이 없는 천을 썼다. 가방·모자에 쓰이는 코팅 나일론이다. 겉으로 부드러우면서 내적으로는 강했던 옛 여성들의 이미지를 표현한 것이기도 하다.



코리안 디자인 프로젝트 참가한 미래의 디자이너들

“지하철서 바느질하고 … 방에 쌓인 원단 이불 삼아 잠들었어요”

“디자인 프로젝트가 아니라 ‘지하철 프로젝트’였어요. 시간이 없으니 지하철만 타면 옷을 만들었어요.”

김민경(22)양은 지난 한 달간 ‘아줌마’였다. 지하철에서 자리가 나면 무조건 뛰어가 앉았다. 집이 인천이다 보니 등하교길 1시간이 소중했다.

김주연(20)양도 마찬가지였다. 자리가 없을 땐 서서 바느질을 했다. “한 번은 옷을 뚫어져라 보시던 할머니가 마음에 든다며 잡고 놓지 않으시더라고요.” 평일에 막차를 타고 집에 가는 건 예사였고, 주말엔 학교에서 밤샘을 했다.

한복의 멋, 새로운 발견

의상학과 학생들에게 3학년은 중요하다. 2학기부터는 공모전과 졸업작품전을 준비하면서 자기 스타일을 찾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한 발 앞선 체험이었다. 3학년인 도중현(24)군은 “한국적인 멋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다”며 “앞으로 평면적인 한복과 입체적인 서양옷을 접목해보고 싶다”고 말한다.


김은혜(22)양도 한복 디자이너로서의 꿈을 다졌다. 한복의 멋을 살린 디자인이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봤기 때문이다. 오히려 서양옷에선 촌스러운 색들이 한국적 디자인에는 더 어울린다고 느낄 정도였다. “더 공부하고 노력하면 언젠간 서양 드레스보다 예쁜 한복을 만들 수 있을 거 같아요.”


리서치·스타일링 중요성 알게 돼

수업 과제는 대부분 일러스트에서 그치기 마련이다. 공모전도 일러스트 심사에 붙은 뒤에나 작업을 시작한다. 그러다 보니 실제로 옷을 만드는 건 ‘산 너머 산’이었다. 머릿속에서 상상했던 디자인을 실물로 만들면 ‘아니올시다’가 되는 일이 허다했다. 신효영(26)양은 “표현이 잘 안되니까 이 원단, 저 원단 계속 바꿔 만들었어요.” 그는 처음으로 ‘스타일링’을 고민해봤다. “막상 작품을 만들어보니 어떤 아이템들과 가장 잘 어울릴까, 얼마나 다양하게 입을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백유나(21)양은 리서치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을 가장 중요한 수확으로 꼽았다. 과제를 할 땐 그저 그리는 일에만 치중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번엔 도서관에서 하루 종일 논문과 책을 뒤졌다. “처음엔 시간 낭비가 아닐까 했는데 이게 밑거름이란 걸 뒤늦게 깨달았죠.”



코리안 디자인 프로젝트 ① SADI 학생들이 만든 목 장식 액세서리 2010.03.10
비빔밥 목걸이, 노리개 스카프 … 전통은 발랄하다

이번에는 전통을 위트 있게 해석한 작품이 많았다. 노리개·금박처럼 한국 복식의 디테일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었다. 전통악기와 비빔밥도 등장했다. 처음부터 ‘서로 겹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서로 취향도 다르고, 모티브도 다양했기 때문이다. 색깔은 원색보다는 빈티지와 파스텔이 유행하는 트렌드에 맞추는 경향을 보였다.


글=이도은 기자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단청, 수묵화와 만나다 (배건·23)

전통의 색을 담은 줄무늬 스카프다. 고유한 줄무늬 패턴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보여주는 수입 상표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하지만 빨강·파랑의 태극은 식상했다. 대신 단청의 강렬함과 수묵화의 은은함을 대비시켰다. 컬러 톤이 극과 극이다 보니 조화롭게 보이는 게 문제였다. 단청 색이 워낙 강렬해 그대로 썼다간 촌스럽게 보일 수도 있었다. 각각의 컬러마다 명도와 채도를 조정하고, 굵기를 바꿔가며 조합을 달리했다. 소재는 광택이 나는 실크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냈다.







가체 머플러 (최훈성·22)

조선시대 여자들이 머리에 얹던 가체를 머플러로 바꿔놨다. 가체는 당시 가장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장신구. 크고 높을수록 지위와 부를 드러내는 신분의 상징이기도 했다. 그래서 꼬임 자체가 장식 효과가 있지만 능력 있는 요즘 여성들의 액세서리로도 의미가 통한다. 단 소재와 색깔은 모던하게 바꿨다. 솜을 넣어 머리 형태를 만들고, 봄에 어울리는 민트색 시폰으로 감쌌다. 떨잠을 브로치 형태로 만들어 여밈으로 쓰면서도 포인트 장식이 되게 했다. 묶어도, 늘어뜨려도 스타일링이 가능하다.







빈티지 조각보 칼라(한현민·25세)

오방색으로 만든 조각보를 본 적이 있다. 수채화 같은 서정적인 아름다움이 눈길을 끌었다. ‘한국적 글로벌 디자인’을 생각하면서 그때의 감흥이 되살아났다. 얼굴 바로 아래 있어 시선이 모아지는 칼라에 오방색 조각보를 재현했다. 하지만 색깔은 그대로 가져오지 않고 빈티지하게 바꿔놨다. 형태도 셔츠의 단추와 단춧구멍이 달리는 플라켓(placket) 부분을 여러 개 만들어 길이와 커팅을 달리했다. 겹쳐서 목에 두르기도 하고 늘어뜨릴 수도 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넥웨어(neck wear)’를 만든 셈이다.







금박 프린트 스카프 (김나래·22)

금박 치마와 노리개가 스카프로 들어왔다. 서양식 물방울 프린트처럼 금박을 찍고. 끝에는 술 장식을 달아 노리개의 느낌을 살렸다. 소재는 금박이 화려하게 돋보이도록 검은색 면을 택했다. 전체적으로 에스닉하면서 격조 있는 작품이지만 여밈 부분의 장식이 무거움을 덜어준다. 예전 머리에 꽂던 나비 장식을 변형시켜 해골 브로치를 붙였다. 재료도 옥이 아닌 자개를 썼다. 발랄한 펑크의 느낌까지 난다. 모양은 요즘 트렌드에 맞게 턱받이 형태의 스카프로 스타일링되도록 했다.








동정의 레이어드 (허형석·24)

동정을 변형시킨 머플러를 만들었다. 서양 옷에 얼굴·목선을 단정하게 해주는 ‘칼라’가 있듯이 한복에는 ‘동정’이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부드럽게 돌아가면서도 깔끔하게 꺾이는 동정은 우리 고유의 ‘선’을 응축해 놓은 듯하다. 그 특징을 살리되 길이와 너비만 달리해도 스타일리시한 머플러로 재탄생한다. 그리고 저고리·마고자·두루마기 등을 입었을 때처럼 여러 개를 겹쳐 하면 요즘의 ‘머플러 레이어드’나 다름없다. 면· 패딩·퍼 등 유행하는 소재를 쓰면 한층 더 트렌디해 보인다.






oh 方 한글 (김은정·22, 정수미·23)

도자기의 곡선에서 한국의 미를 찾았다. 고려청자의 실루엣을 반복적으로 프린트하면서 팝아트의 느낌을 살리기도 했다. 색깔은 전통적인 오방색(흑·백·적·청·황)을 컬러풀하게 변형시켰다. 또 한글 모양 버클을 장식으로 달았다. ‘ㅎ’ ‘ㄹ’은 한글의 곡선과 직선이 가장 예쁘게 살아나는 자음이라 골랐다. 자신의 이니셜로 바꿔도 의미 있을 듯싶다. 모양도 정사각형 스카프가 아닌 한 겹 감아 길게 늘어뜨리게 만들었다.







비빔밥 목걸이 (김윤하·20)

한식 대표메뉴 비빔밥은 시각적으로도 매력적이다. 나물의 색채는 생동감이 넘치고 비벼 먹는다는 화합의 메시지도 담는다. 이 두 가지 특징을 패션에 끌어들였다. 긴 고무 호스를 털실로 감고 여러 개의 원으로 꼬아 목걸이를 만들었다. 털실의 색은 비빔밥 재료가 연상되는 것들로 골랐다. 가령 육회·미나리·당근·계란·도라지에 맞게 빨강·초록·주황·노랑 등을 순서대로 감쌌다. 목걸이 한쪽엔 흰색 실로 밥을 표현했다. 실도 비빔밥 고명 특유의 질감을 살리고자 했다. 당근은 채 썬 느낌을 주는 장식사를, 계란은 모헤어가 섞인 실을 써서 부드럽고 윤기가 흐르는 느낌이 나게 했다.




목에 건 한국 악기 (신효섭·23)

한국의 악기는 서양 악기와 다른 소리를 낸다. 흔들리는 풀잎이나 바람소리처럼 자연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국악 연주도 규칙적인 정형성에서 벗어나는 게 특징이다. 그런 특징을 살려 자유로운 느낌을 주는 목걸이를 만들었다. 대표적인 국악 현악기와 관악기를 떠올렸다. 단소는 미니어처로 만들어 펜던트처럼 썼고, 가야금의 줄을 잇는 ‘돌괴’를 부자재로 이용했다. 연속해서 늘어뜨린 5개의 금속 체인은 현대적인 느낌도 주지만 국악에서 사용되는 5음계를 표현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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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네이버 블르거 라이